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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pider-Man: No Way Home』, 멀티버스가 가져온 감동과 한계

by ddo-gajagoo 2025. 2. 25.

『Spider-Man: No Way Home』, 멀티버스가 가져온 감동과 한계

1. 세대별 스파이더맨의 만남: 팬들의 감동을 이끌어낸 멀티버스 서사

『Spider-Man: No Way Home』(2021)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중요한 작품일 뿐만 아니라, 스파이더맨 영화의 역사적인 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멀티버스를 활용하여 이전 시리즈의 스파이더맨들과 빌런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 토비 맥과이어(Tobey Maguire)의 스파이더맨(『Spider-Man』 3부작)

-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의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시리즈)

- 톰 홀랜드(Tom Holland)의 MCU 스파이더맨

 

이들이 한 화면에서 만나는 순간은 단순한 카메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 토비 맥과이어는 가장 클래식한 스파이더맨으로, 성숙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다.

- 앤드류 가필드는 과거의 실수를 극복하는 성장형 캐릭터로 자리 잡으며, 자신이 구하지 못했던 그웬 스테이시를 떠올리며 MJ(젠데이아)를 구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 톰 홀랜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으며 성장하는 스파이더맨으로, 멀티버스 속 두 선배 스파이더맨에게 조언을 받으며 한층 더 성숙한 영웅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캐릭터들의 조합은 단순한 팬 서비스가 아니라, 각각의 스파이더맨들이 자신의 이야기에서 해결하지 못한 감정적 갈등을 치유하는 기회가 된다.

 

- 토비 맥과이어는 그린 고블린(노먼 오스본)과의 대결에서 다시 한번 아버지 같은 모습을 보이며 톰 홀랜드의 피터가 복수심에 휩싸이지 않도록 막아준다.

- 앤드류 가필드는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며, 또 다른 스파이더맨의 멘토 역할을 수행한다.

- 이러한 과정 속에서 MCU의 스파이더맨은 진정한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게 된다.

 

『No Way Home』은 팬들에게 세대별 스파이더맨이 서로 연결되는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한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2. 멀티버스의 빌런 : 과거 영화 속 적들의 귀환과 그 의미

영화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과거 스파이더맨 영화의 빌런들이 MCU로 넘어오면서 발생하는 갈등과 변화다.

이번 작품에서 돌아온 빌런들은 다음과 같다.

 

- 닥터 옥토퍼스(알프레드 몰리나) - 『Spider-Man 2』(2004)

- 그린 고블린(윌렘 대포) - 『Spider-Man』(2002)

-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 『The Amazing Spider-Man 2』(2014)

- 샌드맨(토머스 헤이든 처치) - 『Spider-Man 3』(2007)

- 리자드(리스 이판) - 『The Amazing Spider-Man』(2012)

 

이들은 원래 각자의 세계에서 사망했거나, 치명적인 패배를 경험한 상태에서 MCU로 넘어오게 된다.

1) 빌런의 재해석과 변주

- 윌렘 대포가 연기한 그린 고블린은 영화의 중심 빌런 역할을 맡으며,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 그는 여전히 노먼 오스본과 그린 고블린이라는 두 개의 인격 사이에서 갈등하는 복잡한 캐릭터이며,

-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에게 가장 큰 정신적 상처를 남기는 인물로 작용한다.

 

2) ‘치유’라는 새로운 방식의 해결

MCU의 스파이더맨은 단순히 빌런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치료’하여 본래의 인간으로 되돌리는 방식을 택한다.

- 기존 영화에서 스파이더맨과 빌런의 관계가 대부분 전투와 승패로 마무리되었다면,

- 이번 영화에서는 "빌런들도 한때는 선한 사람이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그들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방식이며, MCU의 스파이더맨이 단순한 히어로를 넘어 더욱 성숙한 캐릭터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3. 멀티버스 서사의 한계: 감동을 넘어 논리적 허점까지

멀티버스 설정이 가져다준 감동적인 요소들이 많았지만, 동시에 이야기의 개연성과 설정상의 허점도 존재했다.

1) 닥터 스트레인지의 주문과 개연성 부족

- 영화의 시작점이 된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주문 실수는 다소 급조된 설정으로 보인다.

- 피터 파커가 자신의 신분을 잊게 해 달라는 주문을 부탁하면서, 실수로 멀티버스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과정이 다소 억지스럽게 진행된다.

 

2) 빌런들의 선택적인 귀환

- 멀티버스에서 넘어온 빌런들은 과거 영화에서 피터 파커를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 하지만, 그렇다면 앤드류 가필드의 ‘해리 오스본’이나, ‘베놈’ 등의 캐릭터는 왜 등장하지 않았는가?

- 이러한 설정의 불완전성은 멀티버스 서사가 여전히 논리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3) 결말에서의 기억 삭제 설정

- 영화의 마지막에서 피터 파커의 존재를 모두가 잊게 되면서,

- 닥터 스트레인지, MJ, 네드마저도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결말이 다소 급작스럽게 다가온다.

- 이는 다음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지만, 기존 캐릭터들과의 유대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감동적인 장면들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논리적 허점과 서사의 정교함 부족이라는 한계를 남겼다.

 

4. 멀티버스 이후의 스파이더맨: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영화는 기존 MCU의 스파이더맨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을 제시했다.

- 피터 파커는 이제 더 이상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지원을 받지 않으며,

- 자신의 힘으로 독립적인 히어로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 이는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처럼, 보다 인간적인 히어로로 돌아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 MCU의 스파이더맨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No Way Home』은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