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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King’s Speech』, 말더듬는 왕이 국민을 감동시킨 방법

by ddo-gajagoo 2025. 3. 9.

『The King’s Speech』, 말더듬는 왕이 국민을 감동시킨 방법

1. 말더듬는 왕, 왕좌에 오르다: 조지 6세의 현실

영화 『The King’s Speech』(킹스 스피치, 2010)는 영국 왕 조지 6세(Albert Frederick Arthur George)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톰 후퍼(Tom Hooper)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콜린 퍼스(Colin Firth), 제프리 러시(Geoffrey Rush), 헬레나 본햄 카터(Helena Bonham Carter) 등 뛰어난 배우들이 출연했다. 영화는 왕이면서도 심각한 말더듬을 앓았던 조지 6세가, 국민 앞에서 연설해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조지 6세(콜린 퍼스 분)는 어릴 적부터 말더듬 증상(구어 장애, Stammering)을 앓고 있었다. 그는 왕실의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면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특히, 공식 석상에서 연설해야 할 때마다 긴장과 불안으로 인해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그에게 큰 콤플렉스로 남았다. 왕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언어 치료사들을 붙였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조지 6세의 말더듬을 고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조지 6세의 형, 에드워드 8세(가이 피어스 분)가 미국인 이혼녀인 월리스 심프슨과의 결혼을 위해 왕위를 포기하면서, 뜻밖에도 조지 6세가 영국의 왕좌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앞에서 연설을 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당시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위기 속에서 국민들에게 강한 리더십을 필요로 했고, 조지 6세는 이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왕이지만 자신의 약점 앞에서 절망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2. 조지 6세와 라이오넬 로그, 언어 치료를 향한 여정

조지 6세는 말더듬을 고치기 위해 많은 치료를 받아봤지만, 기존의 방법들은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 왕비(헬레나 본햄 카터 분)는 특별한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시 분)를 찾아간다. 로그는 전통적인 왕실 치료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조지 6세의 언어 문제를 접근하기 시작한다.

처음 로그를 만났을 때, 조지 6세는 자신이 왕족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거리감을 두고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로그는 그를 환자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며 치료를 시작한다. 그는 조지 6세에게 ‘버티(어릴 적 애칭)’라고 부르며,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로그의 치료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단순한 언어 교정이 아니라, 심리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지 6세가 말을 더듬는 이유는 단순한 신체적 문제라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심리적 압박이 원인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로그는 그에게 음악을 들으며 낭독하게 하거나, 리듬을 타면서 말하게 하는 등의 다양한 실험적인 치료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조지 6세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했고, 로그와의 관계에서도 갈등을 빚는다. 그는 왕으로서의 자존심과 인간적인 연약함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며, 때때로 로그와 대립하기도 한다. 하지만 로그는 포기하지 않고, 조지 6세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이 치료 과정은 단순한 언어 치료가 아니라, 자신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으로 변하게 된다.

 

3. 연설을 위한 준비, 그리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영화가 진행되면서, 조지 6세는 점차 로그의 방식에 적응하며 말을 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국민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마침내,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시점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중요한 연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영국은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강력한 지도자의 목소리를 필요로 했다. 조지 6세는 왕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했지만, 여전히 말더듬이 대한 두려움과 긴장 속에 있었다. 이때, 로그는 그가 연설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곁에서 지원하며 격려한다. 연설 당일, 조지 6세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수백만 명의 국민이 듣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 앞에 서게 된다. 로그는 그 옆에서 직접 그를 지도하며, 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독특한 방법들을 시도한다. 그리고 마침내, 조지 6세는 자신의 말더듬을 극복하고, 힘 있고 차분한 목소리로 연설을 해낸다.

이 연설은 영국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조지 6세는 비로소 진정한 지도자로서 인정받게 된다.

영화 『The King’s Speech』는 역사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이는 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조지 6세는 왕이라는 권위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약점과 싸우며 이를 극복해 가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로그와의 만남을 통해, 조지 6세는 단순히 말더듬을 치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솔직해지는 법을 배운다. 그는 더 이상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란 완벽함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영화는 누군가가 진정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절한 멘토와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로그는 단순한 치료사가 아니라, 조지 6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조언자가 된다. 결국, 조지 6세는 그의 도움을 통해 말더듬 뿐만 아니라, 내면의 불안과 공포까지 극복해 낸다.

『The King’s Speech』는 자신의 약점과 맞서 싸우는 용기, 인간적인 관계를 통한 성장, 그리고 지도자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감동적인 교훈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조지 6세가 국민을 감동시킨 것이 단순히 말을 유창하게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는 과정 자체가 감동적이었기 때문임을 보여준다.